답교 사촌형
정월 상원일에 달고 노는 소년들은 형아 형아 사촌형아
답교하고 노니는데 시집살이 어떻드노
우리 임은 어딜 가고 답교할 줄 모르난고 얘야 얘야 말도 마라
이월 청명일에 나무마다 춘풍 들고 시집살이 고약트라
잔디 잔디 속잎 나니 만물이 화락한데 울도 담도 없는 집이
우리 임은 어델 가고 춘기 든 줄 모르난고 시집살이 고약트라
삼월 삼일 강남서 온 제비 왔노라 현신하고 고초 당초 맵다 해도
소상강 기러기난 가노라 하직하는데 시집살이 더 맵더라
이화 도화 만발하고 행화 방초 흩날린다 언니 언니 사촌언니
우리 임은 어델 가고 화류할 줄 모르난고 시집살이 어떻드노
사월 초팔일에 관등하여 임 고데하니 얘야 얘야 묻지 마라
원근 고저에 석양을 빗겼는데 고초 당초 맵다 해도
어융등 봉황등 칠성등을 벌였는데 시집살이보다 덜 맵더라
우리 임은 어데 가고 관등할 줄 모르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