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모음

매화

이슬과 노을 2022. 10. 14. 00:23

대지 밑바닥에 쌓인 희미한 양기     뭇 음기 밀쳐내느라 애쓰는데

해마다 자시 정각에 이르면      밀치고 당김 고금이 다르지 않다네.

만물이 적막하여 생겨나지 않았을 때      음양의 소식은 깊이 가라앉아 찾기 어렵지.

옛사람은 이를 무엇에 견주었던가?      담미와 화음이라 했다네

매화가 피어남이 없다면     어찌 천지의 마음을 볼 수 있으리?

벗이 찾아오매 다행히 병이 없어      다음날에 함께 임했네.

매화꽃 옆에서 희역을 읽고      술 마시며  거문고 치던 안회를 떠올리네.

삼자부에 깊이 탄복하노니      인이 아니면 그 뉘라서 이를 감당하리.

                         -- 이재 -- 가 동짓날에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