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시간이라는 적
이슬과 노을
2022. 10. 11. 01:05
내 청춘은 캄캄한 폭풍우에 지나지 않았고 여기저기 햇살이 비칠 뿐이다.
천둥과 비바람이 사정없이 휩쓸어 내 정원에는 빨간 열매도 몇 개 남지 않았다.
이제 생각의 가을에 접어들었으니 삽과 쇠스랑을 써야만 한다.
홍수에 파인 무덤처럼 큰 구덩이 몇 개를 메워야 하니... 그러나 누가 알까. 내 꿈꾸는 새로운 꽃들이
강가 모래밭처럼 씻겨 흘러가버린 이 땅에 자양분이 되는 신비한 양식을 발견할지?
오, 고통이여! 고통이여!
시간은 생명을 좀먹고
우리의 심장을 갉아먹는 무서운 적이며
우리의 잃어버린 피로 자라고 살쪄간다!
-- 샤롤 보들레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