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

첫눈

이슬과 노을 2022. 10. 3. 00:05

너도 이제 늙었구나.  초록의 한 해여

눈에는 이제 생기가 없고  머리에는 벌써 눈이 쌓였다.

지친 걸음걸이로 죽음을 끌고 다닌다.....

나는 너를 따라 함께 죽었다.

주저하면서 마음은 불안한 오솔길을 걷는다.

눈 속에는 겨울 보리가 불안에 떨며 잠자고 있다.

바람은 벌써 참으로 많은 나뭇가지를 꺾었다.

그 상처 자국이 지금은 나의 갑옷이다.

나는 벌써 참으로 많은 혹독한 죽음을 죽었다.

새 삶이 그 죽음 하나하나의 보상이었다.

어서 오라, 죽음이여, 어두운 문이여

저쪽에서 삶의 합창이 밝게 울려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