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숨가뿐 하루 (2013. 01. 25 )

이슬과 노을 2022. 9. 29. 00:28

오늘같은 날이 많으면서 살고 싶다.

두 여자가 정신없이 서울을 뒤지고 다니고

필요한 재료를 뿌듯하게 많이 사서 들고는 경복궁박물관을 택시로 내달려서 정말 

진지한 공부를 했다.

아, 이곳에 와서 강의를 듣겠다고 벼르던일도 있었지만, 취향이 같은 친구랑, 같이 

다닐 수 없어서, 지방여행, 고적답사, 사진촬영등을 열심히 하는 과정도 내가 적응할 수

없어서 포기하고 말았었던 그곳에, 3일남은 전시를 숨 가쁘게 보면서, 무척 뿌듯했다.

지방에 있는 아우가 열심히 채근해서, 기어이 가게 만들어주었다.

덕혜옹주가 입었던 그 오래된 옷들을 돋보기 걸치고 열심히 들여다보면서, 그 바느질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바늘땀이 보이지 않을만큼 곱게 만든 그 시대의 여인의 손은 신의 손이었나?

옷감도, 지금의 원단보다 더 곱고 귀해보였다. 스케취한 몇점의 그림, 그리고 말년에 머무셨던 고즈넉한,

아니 초라한 그 처소는, 목이 메이는 슬픔을 안겨준다. 저렇게도 살다가신 분들이 많은데, 한결같이 가슴에

한을 너무 크게 힘들게 안고 사시다 가신 그분들의 삶들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배워야 하나?

민비의 그 대범한 삶과, 그림자같이 슬프게만 살다가신 두 여인의 삶이 참으로 대조적이 아닌가 하고 서로

얘기하며 그곳을 나왔다. 헤어져 돌아와서, 죽은둣이 몇시간을 피로를 풀고는, 또 이컴을 만지고 있는 이런 밤이

매일같이 나는 설레임으로 즐긴다. 때로는 많이 아파서, 때로는 새로운 자극에, 냉혹한 세상사에서 상처를 받기도

하고, 혼자서 달래고, 위로받고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는 노력하나는! 내가 나를 기특해한다.

바람같이 스쳐지나가는 이 세월을 잡지는 못해도, 보람있게 살아야하지 않을가? 내일 작업할 일을 준비해놓았다.

속도를 가해서 일을 해야한다. 일이 있어 다행이고 좋다.

이것이 나의 사는 법이라 감사한 하루였다. 설레임과 충만도 느껴본 하루! 경복궁안을 내려다보며, 봄이오면  또

그곳을 거닐어볼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