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

정원

이슬과 노을 2022. 9. 28. 23:50

정원이 서러워 한다.

차갑게 꽃송이 속으로 빗방울이 떨어진다.

종말을 향하여

여름이 가만가만 몸을 움츠린다.

높은 아카시아 나무에서 이파리가

금빛으로 방울져 하나하나 떨어진다.

죽어 가는 정원의 꿈 속에서 여름은

놀라고 지쳐 미소를 짓는다.

아직도 여름은

장미 곁에서 한참을 머물며 안식을 바란다.

그러다가 커다란 지쳐 버린 눈을

천천히, 천천히 내려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