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추억은......
추석명절인데, 누구나 바쁘고,전 부치고 제사상 차리고, 머얼리서 고향으로 달려달려 모여들고 왁자지끌 하면서
하루가 지나가고, 그리고들 서둘러 흩어져 각자의 보금자리로 돌아가는, 그런 이틀이 지나고 이틀후면 모두들 자기일에
돌아와서 모두들 열심히 살아가는 풍경! 그 풍경 속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흡수되었다가, 피로를 풀면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고, 건강한 사람들이지 싶다. 그런 모임속에서 가족을 챙기는 어른들은 가슴한켠에 많은 생각과 교차되는 감정을 정리할것 같기도 하다. 명절날, 서울에서 보내고 돌아오면서, 오랜만의 도심의 밤을 흠뻑
느끼고 왔다. 이미 그 큰도시를 떠나 살고 있기에, 새삼스럽고 신기하기도 한, 화려한 불빛에 압도당하는듯 한 느낌은 또한
당황스럽기도 했다. 차창밖을 열심히 살펴보며, 내가 오랜세월 살았으면서도 이런 기분에 얼마나 익숙했던가 하는 생각에,
불쑥,맨허튼의 다리를 건너며 압도되던 옛날이 떠올랐다. 사춘기 아들이 운전해서 그 다리를 건너다가 갑자기 소리쳤었다.
"엄마! 나 운전 못하겠어!" 내가 깜짝놀라 "왜" 하니까 "너무 멋있어서!" 평소 벙어리 수준으로 말이 없고, 표현또한 인색한 아들이라서 놀라기부터 하던 나는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바깥을 내나보던 그때 그 느낌! 20여시간의 운전끝에 건너게 된
그 맨허튼의 다리와 주변야경은 정말로 대단했다. "역시 미국이구나. 역시 대단하구나....." 혼자 생각에 잠겼던 그때는 가히 충격적인 밤이었다. 두번 다시 가보지 못했고, 시카고나 버지니아 등, 몇군데의 여행으로 끝나버린 중에 가장 큰 감동! 그날밤이 떠오른, 오늘밤의 서울의 야경에 놀라던 나는 이미 조용한 지방에 젖어있었나나보다. 밤시간에 구경한 추석명절의, 서울의 밤은 유난히 낯설고 화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