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모음

매화

이슬과 노을 2022. 9. 6. 00:08

조그마한 합실 화사한 꽃 등촉은 깊은데

 

왜소한 몸에 싸인 눈 관에 비쳐 드네.

 

시름 가득한 객의 모습 비웃을 줄 알았거니

 

세모를 맞는 나의 심정 화사하게 해주는구나.

 

날카롭게 뻗은 가지 취해 엇갈려 거꾸러진 듯

 

두세 꽃잎은 마주하여 깊이 읊조리는 듯

 

밤 깊어지자 더욱 처량한 기색 생겨나

 

가지 겹겹 그윽한 향기 차가운 기운 금할 수 없네.

                 

                           -- 조유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