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지금은 자정 (2015. 05. 14)

이슬과 노을 2022. 9. 2. 23:20

8단계의 일을 하다가 아쉽지만 털고 일어났다. 칠보가 아닌 현재의 작업인데.....

잠이 안온다고, 일이 잘 된다고 무리하면, 그 후유증이 꼭 나를 혼내켜주니까.....

정말로 내 삶에 깊이, 그리고 또 희열을, 긍지를 심어주었던 내 작업인 칠보를 지금 하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일을 못한지 꽤 오래 되었지만, 문득 문득 그 과정들이 나를 흠칫하게 전율시킨다.

1200도까지 올린 커다란 전기로앞에서 그 유약이 녹아나는 과정을 아주 작은 구멍을 통해 살피고, 단 1ㅡ2초 사이로

포기하거나 성공하거나 그렇게 초긴장을 하면서도 완성후에 그 느낌은 정말 행복했었다. 물론 기법중의 한가지지만!

지금 떠오르는 기억으론, 그것이 진정 전율로 내몸이 떨렸던것 같다. 그 작업이었다. 그리고 떠오르는 두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의사, 또 한 사람은 사업가

그 두 사람이 정말 진심으로 나를 후원하겠다고 했었고, 나는 미련없이 거절을 했었다.

우아하게는 못 미쳤지만, 열심히 공손하게 사양했다. 

"너는 아티스트인데, 작업만 하고 성공할 수 있게 모든걸 제공하겠다는데 왜 NO 라고 만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갸웃거리던 그 두사람! 한사람은 내 주치의여서, 볼때마다 생각이 여전히 같으냐고 확인을 했었고,

한 사람은 내 전시회때 아주 섬세한 보석함을 가져가면서 명함을 주고 갔다.

이 명함을 가지고 내 회사에 오면 나를 믿을수 있을것 같고 결정할 수 있을것 같다면서! 

그러라며 포장해주고 돌려보냈고 나는 명함을 없애버렸다. 행여 내가 마음이 바뀌는일이 없으려고.....

힘들게 사는 나를 너무 잘 아는 내 주치의는 볼때마다 눈물이 그렁그렁 했었다.

거절을 하면서도, 내 가슴은 콩닥거렸고, 너무 뿌듯하고 행복까지 했었다.

이렇게 진실한 사람에게서 제안을 받았다는 것으로 만족 그 이상이었다.

내 삶에 찾아왔던 대단한 기회였고, 그때의 나의 대답과 선택. YES 와 NO에 따라 지금 난 전혀 다른 존재로 살아가고 있을테지 싶다. 왜 사양을 했을까? 그 이유는?

이유가 무엇이었건, 나는 내 선택을 옳았다고 생각하고, 용감했었다고 스스로 자부하면서 산다.

그날 밤 잠을 설치다가 남편에게 전화를 해서 싱거운 몇마디를 했었다. 당연히 그 얘기는 할 필요가 없었고.....

뭘 알았다는건지 "알았어. 나 지금 수업들어가야 돼"

나 또한! 매번 무슨상황이든 상관없이 내가 하는 말이 있다.

"당신은 훈장, 딱 훈장이야!"

밤에 쓰는 편지는 부치지 못하는건데, 난 오늘밤 지금 무슨글을 쓰고 있는거야?

아주 오래된 옛날얘기를 하고 있다. 그렇게도 힘들었던 그 시절을 추억하고 있다, 아름답지도 않지만, 지나간 일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