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모음

매화

이슬과 노을 2022. 8. 22. 23:50

바람에 드높이 나부끼는 노을빛 옷자락

맑은 이슬 마음껏 마시고 구름을 누대로 삼으니

인간 세상 팔만칠천년이

번개 치고 우레 따라 울리는 순간도 못 된다네

맑은 향기 갑자기 가득 풍겨와

나의 콧등 엄습하니 정을 금하기 어렵구나

그대는 나를 의지하고 내 그대 의지해

봉래산에서 온 신선을 짝하여 너울너울 춤추네.

(.....)

몸 돌려  너를 봄에 간 곳을 알지못하겠나니

네가 나이고 내가 매화일련가?

부질없이 읇조리고 화표주로 날아오니

평원이 자욱이 깔려 있고 큰 산은 허물어졌구나

상전이 벽해가 되고 바다가 육지로 변했으니

곤명의 검은 재처럼 다 싸늘하게 변했구려.

                         -- 김인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