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
초여름의 밤
이슬과 노을
2022. 7. 22. 00:19
천둥이 울린다.
정원의 보리수도
몸을 떤다.
날은 벌써 저물었다.
커다란 젖은 눈으로
한줄기 번갯불이
연못에 비친 자신의
창백한 모습을 들여다본다.
나달거리는 줄기 위에 앉은
꽃은
바람결에
낫 가는 소리를 듣는다.
천둥이 울린다.
무더운 훈기가 지나간다.
나의 소녀도 몸을 떤다ㅡ
"당신도 무서우세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