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 노래 (이규상)
2 고기잡이
콩밥의 뜨물국 봄처럼 따스한데 인천의 풍속은 깡촌과 같아서
여리고 허연 무로 김치 새로 담갔네. 청운의 옥당이 있는 줄 모른다네.
시골살이 늦은 저녁밥 꿀처럼 달기에 광주리 인 아낙과 벙거지 쓴 사내가
인간 세상 잔해진미 알 것 없다네 해 뜨자 조개 캐러 갯벌로 급히 나서네.
발을 엮어 말뚝 쳐서 물길을 막아 놓아
3 조수가 왔다 가고 얼마 안 있어
짚신 삼는 곳에 칡 껍질 널렸는데 조개, 게, 생선 대하가 가득하다네.
짚신 한 켤레면 돈이 한 푼이라네.
어깨에 수북 메고 장터로 나간 노인
좋은 쌀과 건어물로 바꾸어 오네.
시골아낙
밥그럿 솥에 넣어 살짝 불을 지피고
등불 아래 시골 아낙 팔을 괴고 졸고 있네.
서방님 새벽닭 울 때 먼 장터 나갔으니
돌아와서 그러겠지. "달이 높이 걸렸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