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봄 진감 선사 이야기
바라보니 깃발이 문득 펄럭거려 道는 사람에게서 멀릴 있지 않고, 도를 찾는 사람에게는
변방을 가로지르는 군대인가 했네. 국경이 없다.( 중략) 석가모니의 가르침과 주공및 공자의
사나운 불꽃 하늘을 살라 지는 해를 무색케 하고 가르침은 그 출발점은 다르지만, 귀착점은 하나이다. 지극
미친 연기들을 막아 지나는 구름을 끊네. 한 가르침은 배우면서도 이둘을 함께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소 치는 데 방해된다 탓하지 마오. 것은 사람들이 두 가지를 동시에 받아들이지 못해서이다.
여우 살쾡이 죄다 흩어지니 기쁘지 않소? (중략) 멀리서 이같이 현묘한 도를 전해 와 우리나라를 빛
다만 두려운 건 바람이 산 위에까지 불어 낸 이가 어찌 다른 누구랴? 바로 진감 선사이시다.(중략)
옥석 가리지 않고 모두 태울까 하는 것. 선사는 성품이 절박하였고, 말을 할 때에는 기교를 부리지
않았으며, 헌 솜옷이나 삼베옷도 따뜻이 여겨 입었고,겨나
바위 봉우리 싸라기를 달다 여기며 먹었다.밥에는 도토리와 콩을 섞었
저 높은 바위 꼭대기 하늘에 닿을 듯 으며 나물 반찬도 두 가지를 넘지 않았다. 지체 높은 사람
바다에 해 돋자 한 송이 연꽃으로 피네. 이나 출세한 사람이 찾아오더라도 생전 반찬을 달리한 적
형새 가팔라 뭇 나무 안개만 벗 삼네 이 없다. 제자들이, 그런 분들이 먹기 힘든 음식이라 생각
격조 높아 오직 구름과 안개만 벗 삼아 하여 대접하기를 꺼릴 때면 이렇게 말했다."마음이 여기
차가운 달은 새로 내린 눈으로 단장하고 있어 여기에 왔을 테니 거친 밥이 무슨 상관이겠느냐?"
옥 굴리는 맑은 소리 작은 샘에서 솟아나네. 그리고는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 늙은 사람이나 어린
생각건데 봉래산도 다만 이와 같으리니 사람 대하기를 늘 한결같이 하였다.
달밤이면 여러 신선 모이리라.
천 갈래 길
겨울 날 산사에서 노닐며 흰 구름 시냇가에 절을 짓고는 서른 해 동안 절에서 주지로 살았네.
스님은 샘을 찾아 먹을 물 길어 내고 웃으며 문 앞의 한 줄기 길 가리키는데
학이 솔가지 뜨매 눈이 혹 날리네. 산자락 나서자 천 갈래 길이 되누나.
시와 술 즐기던 도연명의 흥취를 일찍 알았더라면
세상 명리하마 잊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