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난설헌

유선사 87수 ㅡ 5

이슬과 노을 2022. 6. 29. 22:06

41.신선을 이끌고 불로초 밭으로  건너가,

     잠시 연못으로 가서 연밥을 따게 하네.

     지는 해 꽃에 비끼면 문 닫히니,

     푸른 노을이 신선하늘에 자욱하게 잠기네.

 

42. 영롱한 꽃 그림자 바둑판을 덮었어도,

      대낮 소나무 그늘 아래에서 천천히 두네.

      시냇가의 백룡을 내기해서 얻으니,

      석양에 타고서 천지를 향해 출발하네.

 

43. 구슬골짜기 은  시내 상서로운 안개 자욱,

      대량은 병이 깊어 조회를 그만 두었네.

      운요도 다 읽으니 청 난새도 날아가고

      한나절 붉은 용이 문 밖에서 졸고 있네.

 

44. 고래 탄 한림학사 요정에게 예 올리니,

      왕모가 어울려 벽성에서 잔치를 하네.

      손으로 비단 펼쳐 아름다운 글자 쓰니,

      취한 얼굴로 청평사 바칠 때와 닮았네.

 

45. 옥황께서 처음으로 백옥루 지으시니,

      구슬계단 옥기둥에 오색구름 어렸네.

      장길을 불러서 전서 쓰게 하시어,

      아름다운 문 위에 높게도 걸으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