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난설헌
유선사 87수
이슬과 노을
2022. 6. 22. 23:49
10.하늘에 안개 끼고 학은 돌아오지 않아
계수나무 꽃그늘 속에 사립문 닫혔다네.
시냇가에 종일토록 신령스런 비 내리니
땅 가득 향기어린 구름 젖어 날지 못하네.
11. 푸른동산 붉은 집 높은 하늘에 있고
학이 조는 단조에 밤은 아득하구려.
높은 신선 새벽에 일어나 명월 부르고,
바닷 노을 너머에 퉁소소리 들리네.
12. 날씨는 쌀쌀 달은 서늘 밤은 캄캄한데,
웃으며 교비 하직하니 옥비녀를 주시네.
다시 금 채찍 잡아 돌아갈 길 가리키니,
벽성 서쪽에 오색구름이 자욱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