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난설헌
상현요
이슬과 노을
2022. 6. 16. 19:16
파초 꽃 상강곡에 이슬눈물 머금고,
가을 구의산 아홉 봉오리 하늘가에 파랗네.
물결이 바람에 일면 밤에 용은 우는데,
근심 젖은 강가 처녀는 옥같이 영롱해.
임을 여윈 난새 봉황이 창오산 막으면,
검은 구름 강에 젖어 새벽달도 가리네.
석벽 벼랑 위 한가로이 거문고 퉁기면,
꽃 같은 아가씨 상강에서 우는구나
구슬하늘에 은하수 높이 사라지면,
일산과 깃대는 오색구름 속에 잠겼어라.
문밖 어부낭군 죽지노래 부를 때에,
은빛호수엔 임 그린 조각달만 떠있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