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난설헌

차중시고원망대운 4수

이슬과 노을 2022. 6. 9. 00:51

(1)

층층 누각 한 기둥 높은 산 누르고,

서북 뜬 구름이 변방에 솟았네.

철원에서 다투다 용은 이미 떠났고,

변방에 가을 깊으니 기러기 울며 뜨네.

산은 대륙 감돌아 세 고을 삼키고,

강은 평원 가로질러 구하로 흐르네.

만리길 이곳에 해가 지려 하는데,

술 취해 일장검잡고 슬픈 노래 부르네.

(2)

높은 사다리길 구름 속에 비꼈는데,

하늘 높은 봉우리 두 나와 경계네.

산맥은 북쪽으로 세 줄기 물 끊었고,

지형은 서쪽 눌러 두 강을 멀리했네.

안개 늦게 걷혀 외로운 성 드러나고,

가을먹이 풍성하니 말들이 뛰노네.

동쪽 변방 바라보니 북소리 다급한데,

어느 때나 곽거병이 다시 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