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한다고 앵무새가 사람인가
장승이 서 있어도 오는 도둑을 막지 못하고
허수아비가 위세를 떨쳐도 오는 참새를 쫓지 못한다.
허우대만 크고 철이 없으면 싱거운 것이고
남의 흉내나 내고 부끄러운 줄 모르면 똘마니가 된다.
사람이 다 사람인 것은 아니다.
겉모습은 사람이되 짐승 같은 인간이 많다.
그래서 나는 사람인가 아니면 짐승인가?
이렇게 자문해볼수록 나는 염치를 차릴 줄 알게 된다.
낯가죽이 쇠가죽 같다는 소리를 들었다면
자신을 위해 통곡하라.
더럽고 추잡해진 나를 구제하기 위하여 자신을 처벌하라.
그러면 禮를 찾아올 수가 있다.
진실한 마음이 공손하게 행동으로 이어지면
禮는 살아나고
마음이 탈을 쓰고 얌전한 척하면
등치고 간 내먹는 사기꾼에 불과하다.
삶을 사기치는 순간 나는 스스로 불한당이 되고
불한당은 禮를 비웃고 능멸한다.
禮란 무엇인가?
그것은 남을 소중하게 하면 내가 소중해진다는 약속이다.
이러한 마음씨를 공경이라고 한다.
공경하는 마음은 위선을 모르므로 거짓이 없다.
겉으로 공손함은 禮를 속이는 것
남을 속이면 결국 나를 속이는 이중의 위선
위선은 허세를 부르고 허세는 꼭두각시를 만든다.
말을 아무리 비단결같이 한다고 해도
그 말이 마음을 떠나 있다면 앵무새의 흉내와 같고
허튼 말이나 험한 말은 결국 화살이 되어 날아온다.
어디로 날아온단 말인가?
거짓말을 한 나를 향해서 되돌아온다.
그래서 세 치 혀가 화를 부르고 탈을 낸다.
입만 살아 있는 앵무새가 되지 마라.
말 한마디로 천냥의 빚을 갚는다.
마음이 신중하면 말이 무겁고
침묵은 언제나 마음이 입을 다물도록 하는 것.
--禮記-- (주나라 말엽부터 진나라와 한나라에 이르기까지 그 시대의
문물의 범절을 유가의 입장에서 밝힌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