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

그래도 우리들은 존재한다

이슬과 노을 2022. 4. 20. 23:24

아름답고, 정신적이며 아라비아 무늬처럼 미묘하게

우리들은 요정처럼

조용히 춤추며 허무의 주위를 선회하는 것같이 보인다.

존재와 현재를 희생으로 바친 허무의 주위를.

 

숨결처럼 가볍고, 맑은 음율의

꿈의 아름다움이여, 상냥한 유희여

너의 따뜻한 표면 깊은 곳에

밤과 피와 야망을 향한 동경이 희미하게 빛난다.

 

허무 속으로, 강요되지 않고

자유롭게 우리들의 생명은

언제나 장난하는 마음으로 선회한다.

그래도 몰래 우리들은 열망한다. 현실을

생산은 탄생을, 고뇌를, 죽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