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모음
김신중의 매화사에 화답한다
이슬과 노을
2022. 4. 9. 01:29
"1"
속세를 벗어난 막고야산의 신서 모습을 안다면
꽃피는 시기가 이르다 더디다 따지지 말라
울긋불긋한 천만송이 꽃들이 모두 제 빛을 잃었다.
놀랍게도 작은 동산에 두세 가지 핀 매화 때문이다
"2"
하늘에서 내려온 고운 꽃이여
옥빛의 눈송이 같은 매화의 자태
늦은 봄 길고 긴 햇빛이 문제될 게 무엇인가
차가운 아름다움은 더욱 더 숭고하니
찬 서리와 얼어붙은 가지에만 피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네
"3"
숨어사는 형님은 매화 생각 간절한데
시냇가의 동생은 꽃보며 홀로 서성이네
나에게 시를 보내 매화의 흥취 돋아 놓고는
친구를 그리워하는 마음까지 함께 불러 일으키네
"4"
맑게 여위어 격조높은 매화여
얼음과 서리에 고초를 겪었구나
내 일찍이 "삼척곡"에 화답했지만
심으려면 백 그루도 모자라겠지
그 이름 어쩌다가 악곡명에 들어갔지만
고매한 선비의 집에 더 잘 어울리리라
화려하게 핀 장미와 작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