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귀

산재의 달밤 ( 임영 )

이슬과 노을 2021. 10. 31. 23:11

시냇길 굽이 돌아  골짝 깊은데

세상에 어느 누가 구름 덮인 이곳 알랴

찬 처마 달빛은 강산 빛 움직이고

고요한 밤 책은 우주의 마음 연다

물새 점점 친해지니  학 기르기 그만둘고

솔바람 몰래 들으니 이야말로 거문고소리

이 속의 아름다운 정취, 어찌 홀로 누릴 건가

조만간 그대 다시 찾아주시게

 

                                                누추한 골목 ( 윤휴 )

 

분명히 의관 차려입은 선비의 몸

옹색한 살림에도 가난을 싫어하지 않는다

만국에 구름 걷히니 다함께 달을 보고

모든 집에 꽃 만발하니 다 같이 봄 얻는다

소자의 노래 속에 기상이 넉넉하고

도연명 취기 속에 천진함을 즐긴다

원래 대은은 모두 저잣거리에 숨었나니

어째서 곡 적만한 물가에서 낚싯대 던지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