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귀

소양정에 올라서 ( 김시습 )

이슬과 노을 2021. 10. 26. 02:48

새 저편 하늘은 다할 듯하고  근심 옆 한은 끝나지 않네. 산은 대부분 북쪽을 좇아들고 

강은 절로 서쪽 향해 흐른다.  기러기 내리는 모래톱 멀고  배 들리는 옛 언덕 그윽한데

언제나 세상 인연 떨치고  흥취를 타고 이곳에서 다시 노닐고   구불구불 정자 아래 흐르는 물

아스라이 춘천의 동쪽 향한다.  밤낮으로 돌아가고픈 마음 절실하고  천지에 가는 길 통해있네.

승냥이 이리떼 대낮에 길을 막고  닭과 개 소리 맑은 하늘에 소란한데  땅거미 질 무렵 

난간기대 바라보며 가슴을 열고 북풍을 맞이한다. 마음껏 보낸 눈길 돌아올 줄 모르고

그윽한 생각은 텅 빈 하늘로 돌아간다.  우두산은 계집의 올린 머리 같고  말고개는 누에 허리 같아라.

구름은 높은데서 날이 다하고 하늘은 조망을 따라 아득하지. 나그네 근심이 그 덕에 사라져

때때로 노를 두드리노라.

 

                                                검객. 고문진보 ( 가도 )

십년 동안 칼 한 자루 갈아, 서릿발 같은 칼날 아직 시험치 못했노라.

오늘 그대에게 주나니  뉘게 공평치 못한 일이 있는가